짝꿍 수달은 어떤 퍼즐인가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풀 수 있는 퍼즐을 펜슬 퍼즐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건 스도쿠 정도지만, 실제로는 수십 가지가 있고 지금도 새로 만들어집니다. 짝꿍 수달도 그 계보 안에 있습니다. 어디쯤인지 짚어 보겠습니다.
펜슬 퍼즐이 공유하는 것
이름과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좋은 펜슬 퍼즐은 대개 세 가지를 지킵니다.
- 답이 하나뿐입니다. 여러 답이 있으면 푼 사람이 자기 답을 믿을 수 없습니다.
- 찍지 않아도 풀립니다. 규칙만 따라가면 반드시 다음 한 칸이 정해집니다. 운이 개입하면 퍼즐이 아니라 도박입니다.
- 규칙이 짧습니다. 대부분 두세 줄이면 설명이 끝납니다. 어려움은 규칙의 복잡함이 아니라 규칙이 서로 얽히는 데서 나옵니다.
사촌들
스도쿠
가장 유명한 퍼즐입니다. 9×9 판에 1부터 9까지를 넣되 같은 줄과 같은 상자에 같은 숫자가 겹치지 않게 합니다. 겹치면 안 된다는 발상이 여기서 시작합니다. 다만 숫자를 읽고 세어야 해서, 계산이 부담스러운 분에게는 문턱이 있습니다.
네모로직 (노노그램)
줄 바깥에 적힌 숫자를 보고 칸을 칠해 그림을 만드는 퍼즐입니다. 다 풀면 그림이 나타나는 보상이 큽니다. 대신 판이 커지면 한 줄에 적힌 숫자를 세느라 눈이 금방 피로해집니다.
스타 배틀
짝꿍 수달과 가장 가까운 친척입니다. 판이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각 줄과 각 구역에 별을 정해진 개수만큼 놓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별끼리는 서로 닿으면 안 됩니다. 대각선으로 스치는 것도 안 됩니다. 이 "닿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짝꿍 수달의 핵심과 같습니다.
노리노리
구역마다 정확히 두 칸을 칠하되, 칠한 칸들은 반드시 두 칸짜리 도미노 모양을 이루어야 합니다. "구역마다 둘", "둘은 붙어 있어야 한다"는 발상이 여기서 옵니다.
그래서 짝꿍 수달은
짝꿍 수달의 규칙은 두 줄입니다. 구역마다 수달 한 쌍이 서로 붙어서 들어간다. 다른 구역의 수달과는 닿으면 안 된다.
스타 배틀에서 "닿으면 안 된다"를, 노리노리에서 "구역마다 붙은 한 쌍"을 가져온 셈입니다. 대신 줄마다 몇 개라는 조건은 빼 버렸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 스타 배틀 | 노리노리 | 짝꿍 수달 | |
|---|---|---|---|
| 구역 조건 | 구역마다 별 N개 | 구역마다 두 칸 | 구역마다 한 쌍(또는 가족) |
| 붙어 있어야 하나 | 아니오 | 예 | 예 |
| 서로 닿으면 | 안 됨 | 상관없음 | 안 됨(대각선 포함) |
| 줄마다 개수 조건 | 있음 | 없음 | 없음 |
| 숫자를 읽어야 하나 | 조금 | 많이 | 아니오 |
왜 숫자를 뺐나
줄마다 개수 조건을 넣으면 퍼즐은 더 촘촘해집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넣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세는 일이 생깁니다. 한 줄에 몇 개가 놓였는지 눈으로 세고, 남은 개수를 계산해야 합니다.
짝꿍 수달을 만든 이유가 부모님이 편하게 하실 만한 퍼즐이 없어서였습니다. 스도쿠를 권해 봤지만 숫자 앞에서 손을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했습니다. 숫자도 글자도 읽지 않고 풀 수 있어야 한다.
대신 어려움은 다른 데서 가져왔습니다. 판을 넓히고, 구역 모양을 복잡하게 하고, 바위와 아기 수달을 넣었습니다. 201단계부터는 구역마다 숫자가 붙지만 그건 2와 3 두 가지뿐이라 계산이 아니라 알아보기의 영역입니다.
퍼즐의 어려움을 계산량에서 가져올 수도 있고 추론의 깊이에서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짝꿍 수달은 두 번째만 씁니다.
펜슬 퍼즐을 처음 하신다면
규칙이 짧은 퍼즐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규칙이 두 줄이면 설명서를 다시 읽을 일이 없고, 막혔을 때 "내가 규칙을 잘못 알았나" 하는 의심에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짝꿍 수달의 1단계는 4×4 판에 구역 네 개뿐입니다. 놀이 방법을 한 번 읽고 나면 3분 안에 첫 판을 푸실 수 있습니다.